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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폴리 보드 게임의 아버지

□■◆◇ 2021. 3. 12. 11:30

 

방수천 한 장과 공짜로 얻은 물감 세트, 야적장에서 주워온 구슬들과 낡은 골판지, 팔찌에서 떼어낸 장식물 몇 개를 가지고 과연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

 

1929년부터 세계를 강타한 대공황에 밀려 실직자로 전 락한 찰스 대로는 이런 물건들을 이용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창안했다. 오늘날 '모노폴리'라는 부동산 보드게임으로 더 잘 알려진 이 게임은 실직 이후에 잡다한 물건을 팔고 다니던 찰스가 처음으로 고안했다.

 

방수포는물감으로 알록달록하게 꾸민 보드판이 되었고, 여러 조각으로 쪼갠 구슬은 집과 호텔로 변했으며, 아내의 팔찌에서 떼어낸 여러 장식물은 게임용 말로 활용했다. 보드판에 써놓은 거리 이름은 애틀랜틱시티의 실제 거리 이름이었는데, 그곳은 찰스가 실직 이전에 그럭저럭 생활할 때 가족과 함께 자주 여름휴가를 보내던 장소였다.

 

 

흥미로운 게임에 대한 소문이 퍼지면서 처음엔 하루에 두 세트, 다음에 여섯 세트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1934년 필라델피아에 있는 워너메이커라는 백화점에서 첫 주문을 받게 되자 이제는 생산을 확대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찰스는 유명한 게임 제조사인 파커 브러더스를 찾아갔지만 게임 내용이 너무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를 포함해 근본적인 오류가 52가지나 된다는 말과 함께 판권 계약을 거절당했다. 하지만 찰스는 그런 말에 별로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해서 모노폴리를 만들었다. 그렇게 판매량은 점점 늘어나서 1934년 한 해에만 2만 세트가 넘게 팔렸다.

 

보드게임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파커 브러더스는 초기에 내린 평가가 너무 성급했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며 상당한 저작권 사용료를 약속하는 거래를 찰스에게 제안했다. 이로써 대량생산에 들어간 모노폴리는 공전의 히트를 치며 전 세계로 팔려 나갔고, 지금까지 인기 품목으로 판매되고 있다. 찰스는 46세에 은퇴를 하고 백만장자가 되어 78세로 사망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모노폴리를 팔아서 번 돈으로 아내에게 장식물이 달린 팔찌를 또 하나 사주었다는 얘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