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종합 금융회사 ING 그룹 계열의 ING 다이렉트가 2000년 9월 미국에서 문을 열었다. 애초부터 이 은행은 남다른 행보를 자랑했는데, 초대 대표인 아르카디 쿨만은 이 은행의 독특한 특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대부분의 금융회사는 어떻게 해서든 소비자들에게 더 많이 돈을 쓰라고 부추깁니다. 하지만 우리는 더 많이 저축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줍니다."
ING 다이렉트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저축은행으로서 직원을 두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무인은행이며, 몇 가지 이해하기 쉬운 금융상품만 취급하고 있다. 특히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은 빠른 속도, 간편한 거래, 낮은 수수료이며, 금융 전문가들이 아닌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은행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게다가 이 은행은 다른 은행이 취급하고 있는 사항에 대해 모두 불필요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은행 거래를 할 때 최소 예치금은 필요 없으며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현금 자동입출기도 없고 지점이나 금융 전문가도 볼 수 없다. 당좌 예금 계좌나 자동차 구입 대출 같은 상품도 없다. 신용카드 같은 상품이 없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오히려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고객 서비스 책임자인 짐 켈리는 이렇게 말했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고객이 금융 생활에 변화를 시도할 때 도움을 주고자 한다면 고객이 돈을 잃을지도 모르는 일을 하도록 부추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유명한 사례를 하나 들자면, 재산이 많은 어떤 고객이 은행에 찾아와 500만 달러 상당의 거금을 예치하겠다며 거만하게 굴자 ING 책임자는 이렇게 말하며 정중하게 거절했다.고 한다.
"불쾌하게 해드리려는 건 아닙니다만, 부유한 미국인들은 플래티넘 카드나 특별한 대우를 받는데 익숙해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은행에는 부유한 사람이라고 해서 특별대우를 한다거나 남다른 요구에 응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모든 고객을 똑같은 방식으로 평등하게 대우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이와 비슷하게 ING는 고객 서비스에 너무 자주 전화 상담을 한다거나 절차를 무시하고 비상식적인 요구를 하는 등 은행이 정한 규칙과 방침에 어긋나는 고객 3,500명 정도를 해마다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ING도 그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예측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다고 쿨만은 말했다.
"어차피 우리 입장을 옳다고 믿고 받아주는 고객만이 저희와 거래할 뿐이고 그런 분들이 있어 저희 은행이 더 잘 알려지는 것입니다. 저희 입장에 대해 수긍하지 못하는 고객은 저희를 달갑지 않게 생각할 겁니다. 그런 고객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아십니까? 만나는 사람마다 저희 은행에 대해 안좋은 소리를 할 테죠. 그렇다고 나쁠 건 없어요. 어쨌든 그러다 보면 사람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게 될 거고, 저희 은행에는 차별이 없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테니까요."
참고로 2012년에 ING 다이렉트는 Capital One 360 으로 인수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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