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때에 리더십을 발휘하며 영국을 이끈 지도자 윈스턴 레너드 스펜서 처칠 경은 일생 동안 많은 상과 칭송을 받았다. 총리로서는 유일하게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고, 영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평생 미국과 우호관계를 유지한 사실을 기념해 존 F. 케네디 대통령으로부터 미국 명예시민자격을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덴마크는 독일군의 대대적인 침공을 당했고 영국을 포함한 연합군이 독일을 패망시킬 때까지 인적으로나 물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전쟁이 종결되고 나서 처칠은 1950년 덴마크 코펜하겐을 방문한 적이 있있다. 전쟁 당시에 덴마크를 위해 애써준 처칠에게 경의를 ㅛ하기 위해 덴마크의 유명한 맥주회사인 칼스버그는 처칠 방문 기념으로 새로운 맥주를 만들기로 했다. 덴마크에는 대관식이나 왕실 가족의 탄생 같은 특별한 사건을 축하하기 위해 새로운 술을 빚는 전통이 계승되고 있었는데, 처칠 기념 맥주 역시 그런 전통을 따르는 행위로 볼 수 있었다.
칼스버그는 처칠이 좋아하는 술은 맥주가 아니라 코냑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 하지만 그런 사실을 안다고 해서 의욕을 상실할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그 점을 활용해서 영감을 발휘해 보기로 했다. 칼스버그는 코냑의 맛을 맥주 안에서 느낄 수 있도록 보통 맥주보다 강하게 알코올 도수를 9퍼센트로 높인 맥주를 만들었다. 그런 다음 새로 주조한 맥주 이름을 'V 비어'로 지었는데, 이는 한마디로 말해 유럽 전승기념일 Victory in Europe 및 대일본 전승기념일 Day Victory over Japan Day을 상징하는 이름이었다.
처질이 영국으로 돌아간 후 칼스버그는 V비어 두 상자를 처칠의 런던 집으로 보냈다. 남다른 판단과 감각을 자랑하고 노련한 정치가이자 외교관인 처칠이 그 선물을 받고 칼스버그 측에 감사의 편지를 보내온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처칠은 특별히 '기념 라거'라는 표현을 사용해 정중한 인사를 전해왔다.
처칠 기념 일회용으로 끝내기에는 아쉬웠던지 칼스버그는 그 후 V비어를 '부활절 맥주'로, 그 다음에는 알코올 도수를 약간만 낮춰 ‘부활절 칼스'로 이름을 바꿔 덴마크 전역에 판매했다. 그러다가 1950년대 후반에 접어들어 칼스버그는 영국에서도 판매를 시도해 보기로 결정하고 잉글랜드 중부의 노샘프턴에서 생산을 시작했다. 다행히 점점 찾는 사람이 늘어 1970년대에는 영국 전역으로 판매되었고, '칼스버그 스페셜 브루 brew'라는 이름을 또 하나 얻게 되었다.
영국의 유명한 소설가이자 시인인 킹즐리 에이미스도 스페셜 브루의 열렬한 팬이었는데, 커다란 맥주잔에다 스페셜 브루와 평범한 칼스버그 맥주를 반반씩 섞어 마시곤 했다. 킹즐리는 스페셜 브루를 마실 때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선의와 온정이 꿈틀거리며 솟아오른다고 표현했다. 1980년에는 배드 매너즈라는 스카 밴드가 '스페셜 브루'라는 제목의 싱글 앨범을 발표해 13주 연속 영국 팝차트에 오르며 커다란 인기를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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