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찾기'는 일종의 컬트 게임으로, 영국에서 회원 수가 2만명이 넘는 팬클럽을 자랑한다. 게임 방식은 에디 스토바트라는 금색 글자가 적혀 있고 초록색과 하얀색, 빨간색이 섞인 독특한 모양의 화물차를 찾는 것이다. 에디 스토바트는 본사가 잉글랜드 칼라일에 있는 화물 수송회사의 이름이다.
영국의 유명 피아니스트인 줄스 홀랜드를 비롯해 많은 팬들은 여행길마다 가급적 최대한 많은 화물차를 찾으려고 게임이 시작되면 서로 경쟁한다. 팬이든 아니든 일단 게임이 시작되면, 에디 스토바트의 화물차를 찾기 시작한다. 운전기사에게 손을 흔들어주면 대답으로 경적소리를 들어야 게임이 끝난다.
에디 스토바트 이야기는 에디가 농업 관련 하청회사를 설립하는 1950년대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는 것은 에디의 아들 에드워드 스토바트가 14세에 학교를 그만두고 회사 일을 돕게 되면서부터다.
에드워드가 처음으로 한 일은 화물차를 가동할 수 있도록 새로운 수송 일감을 찾는 것이었다. 사업 자체가 워낙에 계절을 많이 타는 일이라 쉽지 않았지만 에드워드는 능력을 발휘해 나갔고 곧이어 사업 규모도 커지기 시작했다. 에드워드가 20세가 되는 1975년에는 에디 스토바트라는 이름을 내걸고 여러 운송 업무를 전담하는 화물 수송회사로 자리를 잡았고, 1년 후에는 칼라일에 있는 대규모 창고로 이사했다. 1980년 무렵에는 화물차가 25대로 늘어나고 직원도 35명이나 되는 회사로 성장했다.
사업은 꾸준히 성장을 거듭해 점차 하청을 받는 일에서 벗어나 애완동물 사료회사인 스필러스와 금속 전문업체인 메탈박스 같은 제조회사들과 직접 거래하는 방식에만 집중 할 수 있었다. 성공의 비결은 어떤 주문이든 절대 거절하는 일 없이 열심히 일하는 데 있었고, 그 결과 약속한 시간에 정확히 배달하는 회사라는 평판을 얻었다.
또 한 가지 비결은 브랜드 이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믿음에 있었는데, 에드워드는 그런 생각을 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는 운송업을 얘기하면 지금까지 오랫동안 거칠고 무책임하다는 이미지가 먼지 떠올랐습니다. 대체로 트럭이나 용달차 운전기사들은 뜨내기 일꾼이나 부랑자로 떠돌다가 일을 맡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서비스를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는 일이 시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업체에도 모범이 될 만한 몇 가지 규칙을 도입하게 되었죠.”
화물 운송업계의 일반적 관행을 깨고 친절과 봉사, 단정 하고 깨끗한 외관으로 직원들을 무장시킴으로써 에드워드는 고객에게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었다. 나아가 전체 화물 운송업계의 얼굴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뜯어 고칠수 있었다. 에드워드는 이렇게 주장했다.
"이미지는 영국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매우 중요한 무기입니다. 첫인상을 심어주는 기회는 오직 한 번뿐입니다. 기본 적인 예의를 갖추어야 하고 언제 어디서나 공손해야 합니다. 이제 운전기사들도 그런 이미지를 갖추어야 합니다."
에드워드는 직원들에게 정중하고 예의 바른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넥타이와 깔끔한 초록색 상의를 입게 했다. 근무 중에 규정대로 옷을 입지 않고 있다가 걸리면 징계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단지 넥타이를 매고 일한다고 해서 에디 스토바의 화물차와 운전기사가 눈에 띈 것은 아니었다. 직원들은 각자 몰고 다니는 화물차를 항상 깨끗하게 유지해야 했는데 화물차마다 모두 여자 이름을 붙여놓은 점도 흥미로웠다. 에드워드는 넥타이와 유니폼 자체가 중요한 사항이 아니라 그렇게 갖춰 입으면 스스로 규율을 정하고 지키게 된다고 설명하면서 이런 말을 덧붙였다.
“바람직하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운영해 나간다면 적은비용으로 조직을 꾸려 나갈 수 있습니다. 우수한 품질과 적절한 규칙은 비용을 낮추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직원들이 차량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유니폼을 입은 다음부터 우리는 전체 비용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할 여유가 없다고 얘기하는 이들이야말로 정말 어리석은 사람이죠.”
마지막으로 이 회사가 두드러질 수 있었던 또 한 가지 중요한 비결이 있다. 에드워드는 직원들에게 지나가는 사람이 손을 흔들거나 신호를 보내면 같이 손을 흔들어주고 우렁찬 경적소리로 화답하도록 항상 당부했다. 그 결과 '에디를 찾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그 다음에는 팬클럽과 에디 스토바트 기념품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영국에서 고속도로를 달릴 기회가 생긴다면 눈을 부릅뜨고 에디 스토바트의 화물차를 찾아보길 바란다. 그러면 어디선가 한 대쯤 발견할 수 있을 것이며, 손을 흔들고 경적소리를 들으면 에디 찾기 게임이 끝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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