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신발을 맞춤형으로 주문할 수 있는 나이키 아이디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객은 약간의 추가요금을 내고 색상, 천, 가죽, 밑창, 신발끈 등을 자신의 취향과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이키 부메랑 로고 아래에 원하는 글자를 세겨 넣을 수도 있다.
나이키 아이디 서비스 홈페이지에 가면 '원하는 모양이 아니면 직집 만들어보세요'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이런 시도는 다양한 개성을 표현하고 싶어 하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 시기적절한 해결책인 것처럼 보였다. 또한 이런 주문 제작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은 나이키의 유명한 광고 슬로건인 '일단 시작하라 Just do it'를 실천할 수 있으니 기업과 고객 모두에게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는 나이키가 소비자들에게 상품에 대한 주도권을 나누어주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였다. 그리던 어느날 조한 페레티라는 미국 학생이 '노동 착취 공장 sweatshop' 이라는 글자를 새긴 운동화를 주문했다. 그는 나이키가 동남아시아에 있는 공장에서 아동 노동을 착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비 판하기 위해 이 같은 주문을 한 것이다.
잘못 하다가는 여론 재앙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었다. 나이키는 불리한 여론이 형성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신속하고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 비속하고 부적절한 어휘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언급하며 조한 페레티의 요청을 딱 잘라 거절한 것이다.
나이키는 문제가 그렇게 마무리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렇게 간단히 끝날 일은 아니었다. 학생과 나이키 사이에 이메일 공방이 이어졌다. 학생은 그런 결정이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나이키는 입장을 바꿀 수 없다고 버텼다.
결국 조한 페레티는 자신이 요구한 단어를 거부할 권리가 나이키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대신 '열 살짜리 베트남 소녀가 공장에서 신발을 만드는 모습을 담은 사진 한 장'을 보내 달라고 나이키에 요청했다.
당연히 그의 마지막 요청도 묵살당했다. 기분이 상한 조한 페레티는 나이키와 주고받은 메일 전부를 친구와 지인들에게 복사해 보냈다. 그때부터 수천 명이 넘는 누리꾼이 이 복사본을 주고받았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그 메일은 마이클 조던이 출연한 나이키 광고보다 훨씬더 멀리, 더 빨리 전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나이키는 광고를 위해 전 세계 노동 착취 공장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을 모두합친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조던에게 광고료로 지불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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